두피 다한증 치료에 '보톡스 주사' 도움 되는 이유

[메디컬투데이=조성우 기자] 날씨가 더워지면서 다한증 환자들의 고충이 커지고 있다. 손바닥, 발바닥, 겨드랑이 다한증은 잘 알려져 있지만, 두피에 과도하게 땀을 흘리는 '두피 다한증' 역시 일상생활에 큰 불편을 초래한다. 그러나 두피 혹은 정수리라는 특수 부위 특성상 기존의 다한증 치료법을 적용하기 어려워, 환자들의 치료 선택지가 제한적이다. 

두피 다한증 치료에 있어서 바르는 약물은 현실적으로 한계가 크다. 항콜린제 성분이 포함된 바르는 제제는 땀샘을 억제하는 효과가 있지만, 두피에서는 모발이 촘촘하게 분포돼 있어 약물이 제대로 흡수되지 않는다. 땀이 많을 경우 약물이 쉽게 씻겨 내려가며, 약물이 모발에 엉겨 붙어 떡진 머리를 만드는 부작용도 흔하다. 이로 인해 두피 다한증 환자들은 바르는 약물 치료를 선호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또한 손이나 발바닥 다한증 치료에 종종 사용되는 '교감신경절제술(ETS)'도 두피 다한증에는 일반적으로 권장되지 않는다. 두피를 지배하는 교감신경계는 경로가 복잡해 수술적 접근이 까다롭고, 수술 이후 다른 부위에서 땀이 과도하게 분비되는 '보상성 다한증' 부작용 위험도 크다. 이로 인해 전문가들은 두피 다한증에 신경절제술을 일률적으로 적용하는 것을 지양하고 있다.

먹는 항콜린제 약물 치료는 상대적으로 땀 억제 효과가 좋은 편이다. 그러나 구강건조, 눈 건조, 변비 등 전신적인 부작용이 문제다. 특히 장기간 복용할 경우 일상생활에 불편을 초래할 수 있어, 신중한 사용이 필요하다.

'보톡스 주사'도 이용되고 있다. 보톡스는 신경전달물질을 차단해 땀샘의 과도한 활동을 억제하는 방식으로 작용한다. 또한 보톡스는 겨드랑이 다한증 치료로 FDA 승인을 받은 약물로 두피에서도 겨드랑이와 마찬가지의 기전으로 땀을 억제할 수 있는 약물이다. 두피에 보톡스를 주사하면 과다한 땀 분비를 효과적으로 조절할 수 있으며, 시술 시간도 짧고 일상생활 복귀가 빠르다는 장점이 있다. 다만, 보톡스 치료는 3~6개월 정도 일시적 효과를 보이는 만큼, 주기적인 시술이 필요할 수 있다.

모엠의원 김인성 원장은 "두피 다한증을 단순히 미용적 문제로 치부할 것이 아니라, 조기에 적극적으로 치료해 사회적·심리적 문제를 예방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환자 본인의 증상 정도와 두피 상태에 맞는 맞춤형 치료 계획을 세우고, 전문 의료진과 충분한 상담을 통해 안전하고 효과적인 방법을 선택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두피 다한증은 외관상 문제를 넘어, 일상생활과 정신건강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는 질환이다. 그러나 바르는 약물이나 신경절제술은 두피에 적합하지 않고, 먹는 약은 부작용 문제가 있어 환자들의 고민이 깊다. 보톡스 주사는 비교적 안전하고 효과적인 치료법 중 하나로 자리잡고 있다"고 덧붙였다.

두피 다한증으로 인해 일상에 지장을 받고 있다면, 전문 의료진과 상담을 통해 개인별 맞춤형 치료법을 찾아 적극적으로 관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메디컬투데이 조성우 기자(ostin0284@md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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